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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서포트 소식/알서포트 언론보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2 가보니…ID 하나로 여러 서비스·정보 통합

지면일자 2012.3.12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2에 참가한 SK텔레콤 전시관 모습>
 

2월 27일(한국 시간 28일) 오전, 바르셀로나 에스파냐 지하철역을 나서자마자 호각 소리에 혼이 빠질 듯하다. ‘Contrarreforma Laboral(노동법 개혁 반대)’ 피켓을 든 시민들이 연신 호루라기를 불며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쳐댄다. 유럽 재정위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경찰이 터준 길을 따라 들어간 행사장은 바깥 풍경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사회 갈등이란 구시대의 잔재는 오간 데 없고 모바일 기기 하나만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생활이 펼쳐진다. 

전 세계 1400여개 업체, 8만여명이 찾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 2012. 이곳에서 IT산업의 미래지도와 한국 기업들의 위기, 기회를 트렌드로 묶어봤다. 

이번 전시에서 화제는 단연 중국이었다. 지난해 4분기 LG를 제치고 세계 휴대폰 판매량 4위(가트너 기준)를 차지한 ZTE와 6위를 차지한 화웨이에 이목이 쏠렸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이들 기업은 전시장 곳곳에 광고판을 설치한 것은 물론 이번 행사의 핵심 전시장이라 할 수 있는 8홀에 입성,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옆에 있는 중국 부스들을 보라”며 “우리가 제품을 내기도 전에 비슷한 제품을 먼저 낸다”고 위기감을 나타냈을 정도다. 

“모바일 월드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만약 가족 중 삼성 제품 하나만 갖고 있더라도 본인 ID로 접속해 연동 가능한 기술을 검토 중이다.” (강태진 삼성전자 콘텐츠기획팀 전무) 

2월 28일 오후 1시 삼성전자 부스. 삼성전자가 기술동향과 클라우드 기반의 공유서비스인 올쉐어, 교육 콘텐츠 장터 개념인 러닝허브 등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하는 외신기자 간담회는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모바일 세상에 대한 얘기로 가득 찼다. 스마트폰과 빔프로젝트의 결합을 시도한 갤럭시빔을 소개할 때도 그랬다. 단순히 재원을 설명하기보다는 실제 갤럭시빔으로 작은 영화관을 만들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활용할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휴대폰 세계 6위 中 화웨이 이목 집중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8홀 전시장 입구에 자리한 모토로라는 사이클, 러닝머신을 두고 손목시계 모양의 모토액티브(MOTOACTV)를 활용해 체력 테스트를 하는 모습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NTT도코모 역시 아무로 나미에 콘서트를 스마트폰으로 예약, 결제하는 걸 직접 보여주면서 근거리무선통신망(NFC, 잠깐용어 참조) 결제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가늠케 했다. NTT도코모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NFC 기술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 이용자가 1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소녀시대, 샤이니의 일본 공연 때도 이 서비스를 활용하는 일본인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LG전자는 통화 중에 메모할 상황이 생겼을 때를 가정해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옵티머스 뷰의 ‘퀵메모키’를 통해 통화하면서 메모도 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SK텔레콤 역시 음성통화를 하면서 동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할 수 있고 주소록에 뜬 사람들의 휴대폰이 켜져 있는지 보고 그룹 채팅을 할 수 있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 제조사들 간의 치열한 경쟁도 경쟁이지만 이번 행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총성 없는 소프트웨어 전쟁’이었다. 한국 중소기업 17개 중 80% 이상이 소프트웨어업체인 건 비단 한국기업관만의 트렌드가 아니다. 단말기 제조가 주력이었던 노키아는 이번 행사에선 아예 전시관을 옮겨 콘텐츠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부각시키는 쪽으로 선회했다.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 역시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용 콘텐츠 서비스를 강조하고 나섰다.


소프트웨어 합종연횡 대세

다국적기업, 한국에 제휴 요청 

이번 전시회에서 다수의 다국적기업들이 한국 소프트웨어업체들에 손을 내밀었다. 직원 수 55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가상키보드 특허를 갖춘 셀루온의 경우 독자 기술력을 인정받아 노키아, 구글 등 다수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PC가 고장 났을 경우 콜센터에서 상담원이 현장에 가지 않고 AS(애프터서비스)해주는 원격제어 특허를 보유한알서포트 역시 보다폰 등 국내외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떤 파일 형식도 스마트폰 환경에서 변환 가능한 씽크프리 기술로 특화한 한글과컴퓨터는 이번 전시 참가가 처음임에도 독일 지멘스와 제휴한 데 이어 미국 기업과도 조만간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프트포럼은 지난해 글로벌 해킹대회 때 노출된 안드로이드 버전의 취약점을 발 빠르게 개선한 보안상품을 내놔 국내외 업체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조은호 코트라 IT사업단장은 “IT 소프트웨어 시장은 국적보다는 호환성과 기술력을 우선적으로 보는 식으로 트렌드가 바뀌어가고 있다. 오히려 국내 업체들보다 해외 업체들이 한국의 다양한 소프트웨어업체들과 제휴하고 싶어 하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애플은 올해도 MWC에 불참했다. 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밀고 있는 구글, 윈도8을 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공세는 더욱 강화된 분위기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현재 400달러에 달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은 앞으로 12년 후 20달러대로 저렴해질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안드로이드폰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구글은 MWC 내 전시관에서 아예 ‘구글’이란 단어 대신 ‘안드로이드’를 전시관 전면에 내놓고 체험공간으로 활용했다. 더불어 애플을 겨냥한 듯 삼성, 노키아 등 11개 메이저 제조업체들의 안드로이드폰을 전면에 내세워 ‘세 과시’를 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모바일 환경에선 한 수 아래란 평가를 받고 있는 MS 역시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윈도8 운영체제를 장착한 100유로대 보급형 휴대폰을 노키아, 삼성 등의 단말기 회사와 협력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GSMA는 2월 2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를 ‘올해의 최고 스마트폰’과 ‘올해 최고의 휴대폰 기업’ 수상자로 선정하며 4일간의 총성 없는 모바일 전쟁의 막을 내렸다. 

  

▶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산업 전시회이자 세계 3대 IT 박람회 중 하나다. 1987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연합회 명칭을 딴 ‘GSM 월드 콩그레스(GSM World Congress)’로 시작된 뒤 ‘3GSM 월드 콩그레스(3GSM World Congress)’를 거쳐 2008년부터 지금의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잠깐용어 근거리무선통신망(NFC) 

Near Field Communication. 13.56㎒대를 사용하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 10㎝ 정도의 거리에서 낮은 전력으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RFID와는 달리 정보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뷰 |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사장

소프트웨어 국적 따지지 않아 



이번 행사에서 지멘스, 가상서버 전문회사인 VM웨어 등 오히려 외국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이 하드웨어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전환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컴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전체를 먹겠다기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부문만 특화해서 나머지는 다른 업체와 공생하겠다는 전략을 썼다. 이게 먹혀들었다.

 

첫 참가 치고는 비교적 대규모 부스를 운영하는데. 
한컴은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4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중소기업이지만 좀 더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효과는 벌써 보인다. 글로벌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왔다. 
 

해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이번에 처음 내놓은 씽크프리 5.0은 과거의 모바일 오피스보다는 고객의 사용성, 기능성, 호환성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중국어, 영어는 물론 아랍어, 러시아어 버전으로 확대해 해외 시장에서도 MS워드와 한판 겨뤄보겠다. 

콘텐츠 사업도 중요할 듯하다. 

앞으로도 디지털 기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뿐 아니라 전자책(e-book),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도 병행할 것이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기사원문보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158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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